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세무사, 변리사 등 국가직무자격시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해 주는 공무원 특별면제제도를 폐지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관계부처 대부분은 이를 수용해 특별면제제도 폐지를 핵심으로 법 개정에 들어갔다. 서울변호사협회(회장 김정욱)는 정부가 ‘자기자격’ 논란이 일었던 공무원 특혜제도를 폐지하고 공정한 직업자격시험 제도를 확립하는 것을 환영한다. 일정 기간 일정량의 업무를 담당해 온 관계부처 공무원들은 공인노무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총 15개 국가자격시험에서 일부 또는 전부 과목이 면제되는 등 지나친 특혜를 누려왔다. 예를 들어 행정서사의 경우 경력공무원은 1, 2차 시험이 전면 면제되고 있으며, 전국 행정서사의 99.3% 이상이 비시험으로 자격을 취득한 퇴직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력공무원에 대한 전문자격시험 특별면제는 과거 문맹률이 높고 법률 전문가가 극히 드물었던 시절 행정서사, 사법서사와 같은 유사 직종이 생기면서 불가피하게 시행된 일시적 제도였다. 하지만 사회 전반의 교육여건이 개선되면서 공정한 시험제도를 통해 선발된 많은 인재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따라서 공무원 특별고시는 그 효용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전직공무원 우대 확대, 이중우대 논란 등 각종 사회악만 낳는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전직공무원에 대한 부당한 우대조치는 일반고시 응시자의 자격 취득 기회를 대폭 축소시켜 공정한 기회 측면에서 많은 부조리를 낳고 있다. 변호사 자격 취득 시 경력적 요소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로펌 취업 제한, 법원 관할 구역 내 업무 장소 제한 등 전직 공무원에 대한 우대 조치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법조계와 달리, 세무사법, 변리사법, 행정법 등에서는 전직 공무원에 대한 우대 조치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퇴직 공무원 출신의 대부분 자격증 소지자들은 본래 관할 구역에서 사무소를 개설하여 운영하며, 인맥과 인맥을 동원하여 현직 공무원과 뿌리 깊은 공모의 악순환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전직 공무원에 대한 우대 관행은 필연적으로 현직 공무원의 부패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법치주의가 일상생활에 뿌리내리는 것을 방해하고, 인맥과 인맥에 의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전근대적 부패 문화가 확산되는 데 기여합니다. 나아가 경력 공무원에 대한 과도한 우대 조치는 일반 응시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로 이어졌습니다. 2021년 9월에 실시된 제58회 세무사 시험에서 ‘세무법 1’ 과목의 불합격률이 무려 83.13%에 달했고, 공무원은 해당 과목을 면제받아 최종 합격자의 33.57%가 경력 공무원인 상황이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21년부터 공정사회의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공무원 특혜제도의 폐지를 꾸준히 주장해 왔습니다. 국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관련 문제점을 시정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해 공무원 특혜제도 폐지가 국가과제로 선정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정부가 마침내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본격적인 법제도 개혁에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다만 법원이 사법서사 등 일부 직종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다소 유감스럽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고심하며 추진해 온 공무원 특혜 폐지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의지에 부합하는 만큼 전향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고 공평하게 전문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며, 가문에 따른 특혜 및 기타 혜택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여론을 실현하는 데는 안식처가 없습니다. 공정한 사회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어긋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누구든 “내 가족을 돌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직업공무원과 공직사회의 부적절한 공모가 완전히 사라지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자격제도가 완전히 확립될 때까지 서울변호사협회가 적극 동참할 것을 다시 한번 선언합니다. 2024년 7월 10일. 서울변호사협회장 김정욱



